[임낙평 공동의장 외부칼럼]여름철 정전사태 극복하려면...

관리자
발행일 2013-07-08 조회수 92



이 글은 2013년 6월 14일 <광주매일신문>에 게재된 임낙평 공동의장의 외부칼럼입니다

여름철 정전사태 극복하려면...







원전 위조불량부품의 납품 사건으로 3기의 원전이 가동이 중단되고, 때 이른 무더위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갑작스런 ‘대규모 정전사태’, 이른바 블랙아웃(Blackout)의 발생 우려와 함께 전력공급에 비상이 걸려있다. 지금 23기의 원전 중, 9기(3기 불량부품 교체, 기타 수명연장, 정기예방점검과 핵연료교체)가 멈춰서 있고, 정상 가동 때까지 4-6개월이 소요된다고 한다.

불시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면 상황은 심각하다. 많은 사람이 갑자기 건물 승강기에 갇힐 수 있고, 병원에서 인공호흡기를 낀 환자는 호흡할 수 없을 것이며, 냉장고 안에 식품은 버려야 할 지 모른다. 자동차도 주유할 수 없을 것이며,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도 안심할 수 없다. 예고 없이 전기가 끊기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정전으로 도시는 혼란에 빠지고 도시의 정상기능이 마비될 지도 모른다. 인적 물적이 피해가 막대할 것이다. 이처럼 현대인들에게 전기에너지의 힘은 막강하다.

정부에서는 부산하게 전력예비율의 하락 정도에 따라 기업의 대형공장의 가동을 정지시키거나, 일정 지역에 미리 통보하고 정전을 실시할 수도 있다.

물론 기업의 공장가동 시 경제적 보상을 한다. 대규모 정전 시의 사회 경제적 폐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와 같은 고육지책을 낸 것이다.

금년 여름, ‘전력대란’을 경제사회적 파장없이 이겨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당장 필요한 일이 전기에너지절약이다. 병원이나 유아, 노인복지 시설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민 모두가 ‘금년 여름을 덥게 살 결심’을 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 냉방수요가 전력의 피크를 야기하는 만큼, 에어컨 등 냉방기기의 사용을 스스로 억제해야 한다. 전등 하나라고 불필요한 사용을 하지 않아야 한다. 무더위 고통을 분담하면서 절약 절제운동이 전개된다면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원전 3-4기의 전력만큼 절약할 수 있다. 사실 한국인 1인당 전기사용량은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독일이나 일본보다 많다.

그러나 근원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몇 년 전부터 우리는 여름 혹은 겨울철이 되면 전력대란의 이야기를 들어왔다. 전력의 수요와 공급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과소비 구조이고, 공급 측면에서는 원전과 석탄발전의 의존도가 너무도 높다. 그동안 우리는 원전에 너무 의존하면서 전력을 과소비 했고, 전력당국은 과소비를 부추겨 왔다. 그러면서 수급불안을 원전의 추가 건설 명분으로 삶아왔다. 원전 의존도가 높을수록 안전에 대한 불안과 대규모 정전의 불안은 항상 있다.

전력수급체제 전반을 개혁해야 한다. 수요 측면에서는 산업, 상업, 가정 등 모든 부분에서 전력의 절약과 효율적 이용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 물 쓰듯 전기를 낭비하는 구조, 산업체에 대한 값싼 전력요금 문제도 바로잡아야 한다.

또한 원전에 대한 의존도를 점점 줄여야 한다. 대신 태양, 바람, 해양, 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우리는 원전분야 세계 5위 국가이고 원전전력이 전체전력의 30-35%로 매우 높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전체전력의 겨우 2%대에 머물러 있다. 그야말로 신재생에너지 후진국이다.

시민들이 금년 에어컨 없이 ‘더위를 즐기는’ 여름이 됐으면 한다. 핵의 공포를 야기하는 원전과 기후위기의 주범 석탄발전으로 대책이 수립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

그리고 환경과 기후친화적 전력에너지 정책을 가져갈 수 있도록 적극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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