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광주천 지킴이“모래톱” 답사(광주공원, 사직공원)

관리자
발행일 2004-02-17 조회수 144

오래도록 이 날만을 기다렸다는듯 시간들도 딱 맞추어 광주공원 입구에 다들 모였습니다. 날도 따뜻하여 마치 이른 봄날만 같습니다. 우리들 마음처럼.
이 날 답사를 통해 우리는 두 공원에 있는 나무와 풀들을 만나고, 그곳의 문화적 내역들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하였습니다.
먼저 광주공원부터 시작하였는테 서오층석탑에서부터 박용철, 김영랑 시비, 향교, 현충탑을 쭉 끼고 돌았습니다. 그 옛날 고려시대 초기에 광주사람들은 삶의 발전과 안녕을 위하여 거북이의 형상을 띠고 있는 목 부분에 탑을 세워 단단히 성스러운 거북을 붙들어 놨다고 하는데, 그 탑을 세우면서 빌었을 간절함을 생각하면 그냥 탑을 보고 무심할 수만은 없는 일이지요.
다음으로 광주공원 뒷편 향교길을 끼고 사직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도중에 관덕정으로 들러 국궁이라 하는 것을 잠시 바라보고, 사직공원에서는 사직단, 과거 광주 사람들의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팔각정, 그리고 옛 동물원자리와 야외 수영장이 있던 곳을 눈으로 확인하며 내려 왔습니다. 두 공원에는 위 두 시인의 시비 외에도 몇 개가 더 있더군요.(면앙정 송순, ....)(김희련님 성실한 준비 감사합니다)
답사날이 일요일어서 그런지 광주공원에는 그 많던 할아버지들이 안 보입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그랬나....... 아침 시간인데다 사람들이 적고 햇살도 너무 강하지 아니하여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덕분에 우리들이 공원을 더 편안하게 둘러보며 나무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종환님과 김형은, 서미선씨 등 여러 회원들의 설명으로 공원의 나무들에 대해 조금은 파악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때 들었던 나무 이름들만 해도 꽤 되죠?
광주공원에서는 참나무, 가이스까 향나무, 은목서, 낙우송, 메타세콰이어, 느티나무, 소나무, 비자나무, 상수리나무, 광나무, 이팝나무, 가죽나무, 아까시나무, 오동나무, 동백나무, 개잎갈나무(히말라야 싯다), 푸조나무, 은행나무, 주목나무, 비자나무, 측백나무들이 있었던 것 같고,
사직공원에는 측백나무, 무둥화, 개잎갈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아왜나무, 종가시나무, 북가시나무, 일본목련, 사철나무, 영춘화, 철쭉, 플라타너스들이 두루 살고 있었던 것 같군요. (물론 이외에 많겠지만요 ∧∧)
나무 이름과 수피나 열매, 잎의 간략한 특징들을 부지런히 듣기는 들었는데, 여러 번 더 들러서 복습해야 되겠죠!
광주공원의 소나무, 솔방울이 따닥따닥 잘도 달렸데요. 하늘을 가리울 정도로. 척박한 환경일수록 종족 보존을 위해 성장보다는 열매 달기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이기 때문이라죠. 나무의 수피들이 본래의 그것보다 더 거뭇한 것이나 은목서 잎의 흰 기운도 공해 때문이라니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정현종 시인의 '나무에 깃들어'라는 시가 생각나네요.
나무들은 난 대로가 그냥 집 한 채.
새들이나 벌레들만이 거기
깃들인다고 사람들은 생각하면서
까맣게 모른다 자기들이 실은
얼마나 나무에 깃들어 사는지를!

공원을 돌다보니 발 아래 들풀들도 하나씩 봄기운을 느껴가고 있습니다.
키큰 나무와 우뚝우뚝 서 있는 사람이 만든 탑이란든지 시비, 건물 들을 보다가 발 아래 땅에 차알싹 달라붙어 찬 겨울을 보내고 비로소 그 긴긴 인내의 결과를 바라보고 있는 초록의 풀들이 눈물겹습니다.
답사 후 우리들은 가까운 곳으로 옮겨 왁자지껄 요기를 하고, 04년 계획을 세웠습니다.
배효선님이 이름지었죠, 이끄미와 바래미 회원.
오늘 답사한 우리들은 이끄미들이죠? 더 많은 이끄미와 바래미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모두 수고하셨구요, 우리 모래톱에 이끄미회원이 되신 박인숙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해설로 이 날을 더욱 알차게 해 주신 김희련, 김종환님 감사드립니다.
글 현병순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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