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4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한국판 녹색뉴딜 - 2020 세계환경의 날에

관리자
발행일 2020-06-04 조회수 107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지난 1974년, 이날 유엔은 최초로 '오직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가 환경 생태계 보전에 나설 것을 촉구했었다. 금년 세계환경의 날의 슬로건은 '생물종 다양성을 기리자(Celebrate Biodiversity)'이다. 멸종 위기에 처한 100만 종의 동식물을 지켜내고, 항구적인 대응책을 강구하자는 뜻이다.
지금 코로나19 대유행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수 십 만의 사람들이 죽어가고 수 백 만의 사람들이 병상에 있으며, 얼마나 더 많이 이들이 피해가 발생할 지 가늠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은 과거 전례 없다. 구테레스(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그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최대 위협'이라고 했다. 지난 1월, 코로나19 발발이후 오늘까지 세계의 많은 과학자, 전문가들은 신종 감염병이 환경생태계의 파괴, 기후위기가 초래했다며 향후 강력한 기후환경 생태계의 보전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생물종 다양성의 대부로 불리는 토마스 러브조이(Thomas Lovejoy) 교수는 '감염병 대유행은 자연의 보복이 아니고, 우리가 초래했다'고 했고, 유엔환경계획(UNEP)의 잉거 안데슨(Inger Anderson) 사무총장은 코로나19는 '자연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며 '자연의 돌봄을 실패할 때 우리 스스로 돌볼 수 없다'고 했다. 국내 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도 '자연 생태계를 잘 못 건드린 결과'라고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적절한 대책이 없다면 '미래의 감염병 대유행은 더 자주 발생하고, 더 빠르게 확산될 것이며, 큰 경제적 피해와 함께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코로나19 이후' 대책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현재 진행 중인 감염병 대책과 함께 경제회복, 일자리 창출에 중심을 두고 있다. 이에 국제기구나 전문가들은 미래의 감염병 예방은 기후환경생태계의 보전과 동시에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최근 문재인 정부도 '한국판 뉴딜(New Deal)'의 추진의지를 밝혔다.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뉴딜'과 '녹색 뉴딜' 두 개의 축이고, 2025까지 76조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오는 7월 세부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디지털 뉴딜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구상이다. 녹색뉴딜(Green New Deal)은 그동안 익히 들어왔던 내용이다.
녹색뉴딜은 미국의 민주당이나 기후환경단체 그리고 전문가들이 주창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이것을 '녹색 딜(Green Deal)'이라고 칭하며, 지난 해 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제시했고, 유럽연합이 금년 말까지 채택될 예정이다. 녹색뉴딜은 인류가 당면한 기후환경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금세기 중엽까지 온실가스 순제로(Net Zero) 배출을 목표로 설정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에너지효율성 제고, 녹색의 인프라구축 등의 정책을 펴겠다는 내용이다. 석탄 석유 등 화석에너지는 당연히 단계적으로 추방된다.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녹색산업이 육성되고 수 백 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기후환경생태계가 되살아나고, 당연히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이 자리할 수 없다.
한국의 녹색뉴딜 정책도 유사하다. 이것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압승한 집권 민주당의 총선공약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2050년 탄소배출제로 실현, 녹색뉴딜법의 제정, 탄소세 도입, 해외 석탄금융 금지 등 획기적 정책이 들어있다. 정부의 녹색뉴딜은 한국 사회의 거대한 긍정적 변화이다. 기후위기와 감염병위기를 동시에 이겨내면서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발전의 패러다임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세계 7번째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일인당 배출 또한 아주 높고, 재생에너지의 도입이 G20국가 중 최하위이다. 국제사회에서 '기후 악당(Climate Villain)'이란 조롱도 들었던 국가이다. 한국의 녹색뉴딜이 결코 쉽지 않는 도전이라는 의미이다.
한국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방역에 모범을 사례를 만들어 냈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도 최근 이에 찬사를 보내며, 한국의 녹색뉴딜을 '매우 야심찬 계획'으로 '바이러스를 추방하고 환경 친화적이고 포용력 있는 경제회복으로 세계 도처에서 본받아야 될 사례'라고 반겼다. 2020 세계 환경의 날에 즈음해서, 우리 모두 한국판 녹색뉴딜의 성공과 기후악당국가에서 기후모범국가로 갈 수 있도록 국민들의 뜻과 의지를 모아가야 할 때이다.
임낙평-국제기후환경센터 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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