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7 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아마존에 희망이 깃들기를

관리자
발행일 2023-04-17 조회수 41

 

브라질 하면 우리는 축구와 삼바축제, 그리고 아마존이 떠올린다. 세계 최대의 아마존강 유역과 끝없는 열대 우림지대, 그리고 그곳에서 삶을 사는 원주민들. 한 참 전 ‘아마존의 눈물’이라는 TV 다큐멘터리가 인기리에 방영된 적이 있다. 아마존 열대 정글의 파괴 훼손, 원주민들의 삶의 파괴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다큐였다. 아마존이 지구촌 기후위기, 자연파괴, 생물종 다양성손실의 상징처럼 세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지도 오래 되었다.
 
그러나 금년 1월 1일, 브라질 룰라(Rula)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아마존에 희망이 밝은 빛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2030년까지 아마존의 벌채 제로(Zero)를 달성할 것’을 천명했고 아마존 보존의 획기적 조치를 취했다. 전임자인 극우 보우소나로(Bolsonaro) 대통령의 아마존 개발정책을 180도 뒤집었다. 사실, 지난해 하반기 세계 각국의 기후환경논자들, 그리고 언론은 브라질 대선을 조마조마하며 지켜봤다. 아마존의 보존 혹은 파괴를 결정하는 중대한 갈림길이자, 그곳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천만다행으로 브라질 국민은 아마존 보존을 공약한 룰라 대통령을 선택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이집트에서 개최된 27차 유엔기후변화총회(COP27)에 당선자 신분으로 참석한 룰라는 그곳에서 ‘아마존 벌채 제로와 2050년 탄소중립’을 약속했고, 각국의 참석자들은 열렬한 박수갈채로 그를 반겼다.
 
룰라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아마존의 벌채와 각종 개발을 용의하게 하는 정책을 철회하는 여러 개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아마존의 복원을 위한 아마존 기금의 운용을 정상화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전임자에 의해서 축소 왜곡된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확대 개편하면서, 환경분야 노벨상인 ‘골드만 환경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정통 환경론자인 마리나 실바(Marina Silva)를 기후환경장관으로 기용했다. 또한 브라질 역사상 최초로 아마존 원주민들의 인권과 권익을 위해서 ‘원주민부’를 신설, 원주민로부터 추앙받는 소니아 구아자자라(Sonia Guajajara)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아마존의 보존과 원주민의 인권과 영토와 권리 보호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아마존 유역은 남미 9개국 걸쳐 있고, 브라질이 60% 이상을 점하고 있다. 이곳의 열대우림이 지구 산소의 20% 이상을 공급해주는 지구의 ‘산소탱크’이자, 거대한 탄소의 흡수원으로 지구 대기를 조절한다. 또한 지구 생물종 다양성의 3분의 1을 보유한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다. 그리고 이곳에는 400개 이상의 원주민 부족이 오랜 수천년간 숲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오고 있다. 말 그대로 지구와 인류의 소중한 유산이다.
 
그러나 그동안 벌채, 광산 혹은 석유개발, 대규모 농업이나 목축의 등장, 고속도로 개설, 수력발전 댐 설치 등으로 아마존은 전체의 17%, 브라질 영역에서는 20% 정도가 파괴 훼손되었다. 브라질 보우소나루 시절 가장 많은 면적이 파괴되었다. 과학자들은 25-40% 파괴될 경우, ‘급변점(Tipping Point)’을 넘어선다고 예측한다. Tipping Point를 넘어서면 환경 생태계는 되돌릴 수 없는 정도로 파괴되고 이어서 재앙이 초래된다. 룰라 대통령의 ‘2030 벌채 제로’ 선언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그것은 더 이상 파괴 훼손은 있을 수 없다는 인류의 염원이기도 하다.
 
‘브라질의 트럼프’ 전임자 보우소나루는 아마존의 생태적 인류사적 가치나 기후위기를 무시했다. 세계적인 아마존 보존의 주장에 대해 ‘이곳은 브라질의 영토이자 주권이 미치는 현장’이라며, ‘아마존은 선진국들의 생태공원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정글이 삶의 터전인 원주민들을 개발의 걸림돌로 취급했다. 그들의 전통적인 삶과 문화, 터전이나 영역을 인정하지 않았다.
 
브라질 정부의 ‘2030 벌채 제로’의 목표는 반드시 달성되어야 한다. 확고한 보존 보호 정책과 복원도 필요할 것이다. 원주민들의 인권과 영토와 문화도 존중되어야 한다. 지금 아마존의 눈물이 아마존의 희망으로 뒤바뀌는 과정에 있다. 룰라 대통령과 브라질 정부에 열렬한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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