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설계 당선작에 대한 시민사회문화, 5.18 제 단체의 입장

관리자
발행일 2005-12-27 조회수 97

[기자회견문]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설계당선작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우리의 입장
본격적인 문화중심도시를 향한 출발이 지난 12월 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착공과 함께 시작되었다. 오는 2010년, 옛 도청 부지와 그 주변일대에 들어설 예정인 아시아 문화전당은 문화중심도시의 상징적인 핵심시설이자, 문화의 세기를 선도하는 문화발전소이며, 문화수도로서의 광주의 미래상을 내다보게 하는 시설로서 시민들의 기대와 열망이 크다.
이같은 기대와 열망을 담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설계당선작이 전 세계 33개국에서 124개의 작품 가운데에서 국제적 건축가들이 참여한 심사위원회에서 엄정한 심사를 거쳐 결정되었다. 심사위의 발표에 의하면 빛의 숲(Forest of Light)이라는 제목의 당선작은 미래 건축의 새로운 개념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구 도청청사 등을 보존하면서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지켰고, 주요시설을 지하에 배치하고 지상은 녹색 지붕을 설치하도록 하였으며, 전당이 들어서면서도 공원과 충분한 수목을 배치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당선자의 작품에 따라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아시아문화전당의 설계당선작을 두고 최근 일부에서 구체적 대안의 제시 없이 설계변경의 주장 등의 문제제기를 하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들은 문화전당 설계 당선작이 지하전당을 지향하고 있어 국내외 유명 건축물과는 달리 눈으로 볼 수 있는 조형미를 살리지 못해 도시의 Land Mark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축물만으로도 자랑거리이자 명소가 되고 사람들의 흡인력이 있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조형미를 갖추도록 설계변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문화전당 착공과 함께 제기된 문화전당 설계당선작에 대한 최근 논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힌다.
1. 우리는 먼저 아시아문화전당 설계당선작이 인권․평화․민주 도시인 광주의 역사와 문화적 특성을 잘 표현해주고 있으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또한 거대한 건축물을 세우면서도 도심공간에 절대 부족한 넓은 녹색공간을 시민들에게 선물하고 있어, 광주가 지향하는 녹색환경 도시의 미래상과도 일치시켰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특히 지하전당과 그린루프(Green Roof), 지상의 공원과 조경, 물 순환체계와 지열에너지 도입 등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건축물의 도입으로 국내는 물론이요 국제적으로도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2. 그러나 최근 일각에서 문화전당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지 못하고 건물이 조형미를 갖추지 못했음으로 설계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
지상에 치솟은 거대한 빌딩만이 도시의 랜드마크일 수는 없다. 지하전당과 풍부한 녹지, 그리고 보존되는 구 도청사가 문화도시의 새로운 형태의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상징일 것이다. 또한 건축의 조형미 또한 하늘로 솟아오른 부분만으로 말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5월항쟁의 역사가 깃든 구 도청사(3층), 도청분수대, 상무관 등을 보존하면서 그 인근에 거대한 빌딩을 랜드마크라며 지을 수 있겠는가.
지하전당과 구 도청사, 분수대 등 5월의 역사적 시설, 풍부한 녹지 그 자체가 광주의 충분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3. 특히 우리는 광주광역시장과 일부 시의원들, 그리고 정치권에서 설계변경 주장을 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들은 이 문제가 정치적 공방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상황은 이미 그들의 의사와 달리 소모적 정치공방으로 치닫을 위험성을 안고 있다.
그 이유는 먼저 대안 없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정된 설계당선작을 부정하는 듯한 자세부터가 책임있는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이들이 마치 모든 시민들과 예술가들의 불만을 대변하는 것처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앞에서 밝힌 것처럼 문화전당 당선작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일부 시민단체들은 자발적 토론을 통해 이미 문화전당이 지하전당으로 가고 지상은 녹지공원으로 하자는 주장을 펼친 바도 있었다. 박광태 시장 등은 시민사회가 어떤 여론을 가지고 있는지 두루 살피지 않은 채 시민불만을 운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4. 우리는 분명히 밝히지만 문화전당을 둘러싸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접근이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정치권에서 대안도 없이 무책임한 문제제기를 계속하는 것은 문화전당의 원활한 사업추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문화전당 설계당선작에 대한 다양한 의견 제시는 누구든,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양한 토론을 통해 광주의 가치와 문화수도의 정체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국제적 공모를 통해서 선정된 작품의 기본적 틀을 뒤흔드는 것은 건설적이지 못하다.
5. 우리 시민단체는 그동안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이 시민들의 여론과 여망을 수렴하면서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되기를 희구해왔고, 이를 위해 우리의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최근 왜곡된 여론몰이, 관제 시위 등의 의혹이 있는 행동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으며 이것은 문화도시 건설에 결코 바람직한 않다는 사실을 밝힌다.
2005년 12월 27일
(사)5.18민주유공자유족회, (사)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사)5.18유공자동지회, (재)5.18기념재단, 광주경실련, 광주문화연대, 광주민예총,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전남교육연대, 광주전남작가회의,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흥사단, 광주YMCA, 광주YWCA, 나무를심는건축인모임, 누리문화재단, 미술인연대, 전교조 광주지부, 참여자치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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