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1전남일보]위기를 기회로 - 4.22 지구의 날에 즈음해서

관리자
발행일 2020-04-21 조회수 84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의 속도가 무섭다. 확실히 우리는 지금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속을 살고 있다. 과거에 전례 없는 일이며, 사람들이 직접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코로나19 발발 직전까지 우리는 '기후위기'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또한 거기에 공감했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비상한 조치와 행동을 말해왔다. 그러나 코로나위기처럼 실감나게 인식하지는 않았다. 유엔의 과학자들은 현재의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는 사회경제체제와 엄청난 온실가스의 배출이 계속된다면, 가까운 장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대재앙'이 지구를 강타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위기는 단기적이지만, 기후위기는 광범위하고 중장기적이다. 우리는 지구가 안고 있는 거대한 숙제, 이 두 개의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Earth day)'이다. 기후환경정의를 염원하는 세계 시민들에게는 생일처럼 소중한 날이자, 기후환경캠페인을 정점으로 끌어올리는 날이다. 금년은 지구의 날은 50주년, 그래서 특별하다. 한국을 포함 세계 각국의 거리나 광장에서 다양한 환경캠페인을 지난해부터 준비해왔다. 올해의 슬로건은 '기후행동(Climate Action)'이다. 지구촌 최대과제인 기후위기의 해법을 촉구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금년 지구의 날은 '디지털 지구의 날'로 바꿨다. 세계 각처에서 외출이나 여행 자제, 모임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엇보다 우선이기 때문이다.
1970년 4월 22일, 첫 지구의 날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2,000만 명의 시민들, 학생들이 길거리에 쏟아져 나왔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SNS가 없었던 때였다. 시민들의 약속이나 한 듯 지구환경생태계 보전을 외쳤다. 정치 사회 문화적인 거대한 충격이었다. 변화가 시작되었다. 미국에서는 지구의 날 직후, 환경부(EPA)가 창설되었고, 살충제 DDT 사용이 금지되고, 청정 대기법, 맑은 물법, 멸종위기종 보호법이 제정되었다. 이 같은 조류는 세계로 전파되어, 유엔은 1992년 유엔환경계획(UNEP)을 창설했고, 환경권을 인간의 기본적으로 보장하는 '인간환경선언'을 채택되었다. 이런 변화의 모멘텀을 지구의 날이 제공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국면임에도 '기후행동'의 중요성을 강조되고 있다. 특별히 금년은 유엔과 국제사회가 기후위기의 해법을 모색하는 해이다. 금년 11월,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총회(COP26)에서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담은 기후협상을 타결할 예정이다. 지난 2-3년 전부터 세계 각국의 시민사회, 전문가, 심지어 청소년들까지 기후환경운동에 동참해 왔다. 그들은 기후위기를 피하려면 '2030년 온실가스 배출을 50%, 2050년 Net-Zero(순제로) 배출'로 가야 한다며 유엔과 각국 정부를 압박해 왔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도 각국의 지도자들의 결단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오는 11월 예정된 유엔기후변화 총회도 내년으로 연기되었다. 그러나 기후행동이 연기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가 가시면 대대적인 목소리가 다시 터질 것이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더불어 각국 정부는 후속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불황, 대규모 실업으로 인한 국가의 경제적인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서다. 이에 각국 정부, 특히 G20국가들은 5조$(6.0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예산을 편성 중이다. 이에 대해 기후행동을 주장하는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경기부양책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각종개발사업, 화석에너지 남용을 심화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각국 에서 녹색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성을 대폭 확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즉 경제도 살리고 일자리도 만들며 기후환경도 살리는 이른바 '그린 뉴딜정책'으로 가자는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19위기,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과제를 거대한 기회로 하여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뜻이다. 2020 지구의 날, 그 어느 해보다 지구라는 행성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 자연생태의 소중함을 자각하며 이날을 기렸으면 한다
임낙평(전 국제기후환경센터 대표)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