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낙평 공동의장 외부칼럼]북극이 녹고 있다

관리자
발행일 2013-07-08 조회수 121

이 글은 2013년 6월 28일 <광주매일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

북극이 녹고 있다

북극은 얼음과 눈이 상징이다. 북극해의 바다얼음과 북극권의 그린란드와 러시아, 스칸디나비아 3국, 캐나다 그리고 알래스카(미국)의 북쪽을 일반적으로 북극 혹은 북극지방이라고 한다. 북극은 지구의 일부분으로 억겁의 세월동안 그렇게 얼음으로 뒤덮인 동토의 땅 아닌 땅이었다. 이런 북극의 얼음과 눈이 녹아내린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지 오래됐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영향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의 예측과 상상을 초월해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북극이 녹아내리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최근 자료에 의하면 ‘21세기 전반기, 여름철 거의 얼음 없는 북극’이 될 지도 모른다고 한다. 빠르면 2030년, 늦어도 2050년에는 여름철 북극의 얼음이 완전히 녹아내린다는 것이다. 지난 2007년, 발표된 유엔 기후변화범정부간위원회(IPCC)의 보고서는 2100년 경 얼음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많은 과학자들의 관찰에 따르면 북극기온이 지구평균 기온상승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그와 함께 얼음 두께와 면적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1978년 이후 위성을 통해 북극을 관찰해온 이래 얼음 면적이 꾸준히 감소해 왔고, 작년 여름 최저를 기록했다.

북극이 녹아내리면 어떤 현상이 이어질까. 북극은 바다얼음이 해빙됨으로 인해 태양광선을 대기 밖으로 반사시키던 ‘하얀 거울’을 상실하고 만다. 또한 북극해의 수온의 상승으로 더 많은 얼음이 녹아내린다. 하얀 거울의 상실은 곧 지구온도의 조절기능의 상실, 지구기후체계의 파괴를 의미한다. 북극권의 영구동토층의 녹아내리면 그 아래에 묻혀있던 온실가스인 메탄의 대규모 방출이 일어날 것이다. 현재 지구촌이 겪고 있는 가뭄, 홍수, 폭설, 폭우, 태풍 등 각종 기상이변 현상도 북극의 해빙과 연관돼 더욱 극심해질 것이다. 북극 해빙으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고, 섬나라들과 연안지역의 침수가 이어질 것이다. 우리가 사는 한반도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지구 도처에서 인적 물적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북극의 해빙은 지구 기후변화의 가장 가시적인 지표이다. 해빙의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의 속도가 그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인류의 화석에너지 이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2050년까지의 얼음 없는 북극’은 인류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화력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후위기를 막아야 한다. 그래야 북극의 해빙을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 CO2로 대표되는 온실가스의 감축이 절대 필요하고, 석탄과 석유의 의존도를 낮춰가야 한다. 화석에너지를 남용하고 있는 선진국이 앞장서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모든 나라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만족할만한 온실가스 감축합의가 없다.

유엔은 기후변화협약에 의거해 2015년까지 모든 나라가 참여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합의하기로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내년 프랑스 파리에서 국제적인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 국가수반이 참여하는 ‘유엔기후정상회의’를 열 계획이다. 그들의 손에 북극의 해빙여부가 달려있다.

인류는 북극에 의존한 삶을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얼음 없는 북극’은 상상할 수가 없다. 지구촌에서 북극이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하다. 그곳에 살며 수난을 당하고 있는 북극곰의 운명이 나와 우리 모든 인류의 운명이기도 하다. 북극은 더 이상 녹아내려서는 안 된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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