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칼럼]지구환경위기와 에너지 정의
지구환경위기와 에너지 정의
조명래(단국대 교수)
6
월
5
일은 유엔이 정한
‘
환경의 날
’
이다
.
올해는
6.4
지방선거 다음 날이어서 지방자치단체나 환경단체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행사를 준비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 2000
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민들은
‘
이 시대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
’
로
‘
환경보전
’
을 꼽았다
.
시민운동 중에서도 환경운동이 그래서 가장 활발했다
.
개발주의 시대를 살면서 국민들은 생명의 터전인 환경이 파괴되고 망가지는 것을 온몸으로 겪어 왔기 때문이다
.
그러나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동안 국토환경이 균형발전과 녹색성장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면서 환경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도 덩달아 둔화되었다
.
환경보전은 결코 양보하거나 포기해선 안 될 이 시대 인류의 보편명제다
.
오늘날 환경문제는 더 이상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과 같은 환경매체의 문제가 아니다
.
환경질환이나 내분비계 교란과 같은 생명 순환계의 교란을 초래하거나 지구 온난화와 같은 지구순환계의 교란을 불러오는 문제다
.
지구상 인류의 생명적 지속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
미국방성이 전쟁 대비보다 지구환경위기로 위협받게 될 국토안전의 대비에 미래방위전략의 중심을 두기로 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
지구촌 사회가 공유하는 환경위기의 코드는
‘
기후변화
’
다
. ‘
기후변화
’
시대가 되면서 환경문제에 관한 관심은 그간 발전 일반에 관한 것에서 기후변화의 원인과 그 해결방안에 관한 것으로 옮겨갔다
.
이와 함께 탄소배출
,
탄소저감
,
생태효율성
,
에너지 전환 등이 정책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
이 중에서 핵심은 에너지다
.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의존하는 현재의 산업체제에서는 온실가스의 지속적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나 방사선 유출로 인한 지구생태계의 황폐화와 같은 환경문제를 근본적으로 제어할 수 없다
.
문제의 뿌리가 되는
‘
에너지 문제
’
를 잡지 않고는 기후변화와 같은 범지구적 환경위기를 이겨낼 수 없다
.
에너지는 단순한 경제재가 아니라 포괄적이면서 핵심적인 환경가치재로 재인식되어야 한다
.
지속가능발전도 에너지의
‘
정의로운 접근
,
배분
,
사용
,
전환
’
이 강구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
환경 정의
(
正義
)’
의 확장개념으로
‘
에너지 정의
’
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
에너지 정의란 개념은 현세대 내에서만 아니라 세대간 에너지 자원을 공평하게 배분하되
,
생태계의 수용 범위 내에서 사용케 함으로써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룩해내는 것을 지향한다
.
즉
,
에너지 정의는 생태계의 수용력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에너지의 공정한 분배와 사용을 뜻하는 말이다
.
에너지 빈곤의 탈피
,
에너지에 대한 공평한 접근
,
에너지 효율화
,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의무화
,
에너지의 과도사용에 따른 환경피해의 구제 및 환경복원
,
에너지정책의 민주화
,
에너지 생산 및 소비시스템의의 전환 등이 에너지 정의를 구현하는 방법들이다
.
에너지의 이러한 분배정의를 위해선 구성원 모두가 과정에 대등하게 참여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
이를 에너지의 절차적 정의라 함
).
기후변화의 극복은 에너지가 사회적으로
,
경제적으로
,
생태적으로 정의롭게 배분되고
,
그러한 절차가 강구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
기후변화의 주범은 온실가스의 과다 배출이다
.
온실가스의
80%
이상은 도시에서 배출되고
,
도시의 온실가스 절반은 건축물 에너지 사용에서 나온다
.
우리의 도시에선 교통부문에서 가장 많이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 ‘
에너지 정의
’
는 이렇듯 도시 에너지의 공정한 배분과 사용 여하에 달려 있다
.
에너지 정의는 도시의 생태체제 내에서 인간계와 자연계 사이 에너지의 흐름이 되살아나고 환경용량 범위에서 에너지가 공평하게 배분
.
사용되는 것으로 구현된다
.
서울시의
‘
원전하나 줄이기
’
는 이의 한 시도다
.
당장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맞춰져 있지만
,
궁극적으로는 도시 생태계의 수용력 내에서 에너지의 공평한 배분과 사용
,
나아가 녹색 에너지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
출처: 경기신문 201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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