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낙평 공동의장 외부칼럼] -'석탄화력발전소' 갈등을 지켜보며

관리자
발행일 2012-03-06 조회수 91




이 글은 2012년 3월 2일 <전남일보>에 기재된 임낙평 공동의장의 외부칼럼입니다.




'석탄화력발전소' 갈등을 지켜보며




지역발전 운운은 정말 유치한 일


발전사업자들은 '청정하다'는데


미국이나 독일은 왜 줄여가겠는가



 

지난해 이맘때쯤 해남과 고흥에서 핵발전소 후보지 선정문제가 큰 쟁점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군 당국이 이를 포기하면서 일단락되었었다. 그 후 3ㆍ11 일본 후쿠시마 원전 참사이후. 정말 현명한 결정이었음이 증명됐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해남과 고흥에 또다시 석탄화력발전소 유치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자리하고 있다.




해남과 고흥에 유치한다는 석탄발전은 각각 500만㎾, 400만㎾의 용량으로 영광원전 9기에 해당하는 초대형 발전소다. 군수와 일부 도의원, 군의원 등은 내심 유치를 희망하는 듯 보이고, 일부 주민들은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유치했을 때 지역개발과 세수확충, 일자리 창출과 인구유입 등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단다.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주민들 가운데는 지역발전기금이 가구별 수천만원씩 현금으로 쥐어준다는 뜬소문에 기대를 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지역의 풀뿌리 단체들과 민초들은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유치에 따른 절차가 진행된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지난 몇개월 동안 그들은 자발적으로 석탄발전의 폐해에 대해 스스로 연구 조사하며 유치가 결코 지역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확신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은 깊어가는 듯하다.




이를 지켜보는 환경인으로서 답답하다. 국록을 먹고사는 단체장과 의원들, 공직자들이 갈등의 해법을 구하지 못하고 있고, 주민들의 대변자이기보다 발전업자들을 대변하는 인상을 느끼지 때문이다.




과학기술 측면에서 우리보다 앞선 서구로 눈을 돌려보자. 석탄화력발전은 환영받지 못한 사양 산업이다. 석탄업자들의 끊임없는 로비에도 불구하고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가 중단되고, 추가 건설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 미국 같은 에너지 소비천국과 같은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작년 7월, 현직 뉴욕시장인 블름버그(Bloomberg)는 석탄발전 반대운동을 펼치는 시에라클럽(Sierra Club)이라는 환경단체에 5000만달러(약 600억원)를 기부해 주요언론에 톱기사로 보도된 적이 있다. 미국에서 석탄화력 반대운동이 반핵운동에 버금갈 만큼 세다.



석탄발전은 화석에너지 가운데 최대의 이산화탄소(CO


2

) 배출원이다. CO2



가 지구촌 최대 이슈인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감축을 2020년, 2050년 중장기적으로 결정하고 있고, 따라서 이를 이행하기 위해 석탄발전의 감축과 동결을 주요정책으로 도입하고 있다. 석탄발전은 그 자체가 엄청난 오염덩어리다. 가동 중에 수은이나 독성오염물질(비소, 니켈, 셀레늄, 시안 등)과 산성비나 스모그의 원인물질(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 또한 원전과 마찬가지로 온배수를 배출해 해양생태계의 파괴하고, 석탄재의 처리도 골칫거리이다. 이 같은 오염물질은 결국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좀먹는데, 미국의 경우 석탄화력 공해로 연간 1만3200명이 사망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현 MB정부의 '저탄소 정책' 및 '전력에너지 수급'정책에 의하면 CO2

감축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축소하도록 되어있다(전체전력 가운데 석탄발전이 현재 42%에서 2024년 31%로 축소). 전문가들은 향후 기후변화 영향이 갈수록 심화되어 CO2


의 감축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석탄발전의 유치와 지역발전, 세수증대 등을 말하는 것은 정말 '유치한 일'이며, 시대착오적이다. 발전사업자들이 청정(Clean)하다하는데, 그 청정한 발전을 미국이나 독일과 같은 나라에서는 왜 줄여가겠는가. 화력발전에 의존하지 않고도 에너지 효율성제고와 에너지 절약, 그리고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생활을 커버할 수 있다. 친환경에너지 산업이야말로 미래에 가장 각광받는 산업이기도 하다.




지역의 의사결정권을 쥔 자치단체장들과 의원들이 이런 정황을 이해하고 하루 빨리 현명한 결론을 내야 되지 않겠는가. 석탄화력발전소 갈등은 시간을 끌수록 지역과 국가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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