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J-프로젝트의 허와 실

관리자
발행일 2005-01-20 조회수 98

전남도 J-project의 허와 실
■ 임낙평(광주환경운동연합 상임집행위원장)

J-project, 무언가 희망이 있는 듯 하고 야심 찬 내용이 있는 하다. 아마도 핵무기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룩한 Manhattan-Project처럼 전남도가 획기적 발전을 기대하며 어딘가에서 비밀 작업을 하고 있다는 냄새가 풍긴다.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서 알려진 J-project, 서남해안 해양레저타운(최근에는 해양레저복합도시라 하고 있음)은 해남과 영암 간척지 부근 3200만평 부지에 300억불(약36조원)의 외자를 유치해서 2013년까지 인구 50만 명이 자족하며 사는 초일류 관광신도시이다. 이곳에는 세계 최대의 골프타운(920평), 호텔과 카지노를 갖춘 베가스트립(320만평), 마리나 및 친수 레저공간 등 오션타운(400만평), 외국 대학과 병원 등 교육타운(370만평), 레저편의 시설을 갖춘 실버타운(1080만평) 등이 조성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정부의 개발과 성장정책에서 이 지역이 소외 받았기 때문에 J-project는 지역민들이 큰 관심사안이다. 더불어 전남도가 지역의 획기적 발전을 꽤하는데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는 이들도 있다.
전남도는 발전되어야 하고 개발되어야 한다. 지역민들은 지역경제의 낙후, 농업의 쇠퇴, 인구 감소 및 노령화 등 전남도 과제는 반드시 극복되고 도민에게 희망을 주고 또한 삶이 향상되기를 바란다. 또한 과거 개발 시대 남겨진 소중한 남도 땅은 귀중하게 이용되어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남도의 소중한 환경과 문화자원이 현대적 개발사업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지역 개발과 발전이 되기를 또한 희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각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J-project의 내용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 50만의 신도시, 세계 최대의 골프장 등 내용을 담은 대규모 개발 사업임에도 일체의 과정과 절차, 도민들의 의견을 생략한 채 밀실에서 계획하고 있고 그 흔한 토론회나 공청회 한번 없고 사업의 구체적 내용도 공개하지 않는 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둘째, 50만면의 인구를 가진 도시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사업의 타당성과 경제성 그리고 환경에 미칠 영향 등은 사전에 검증해야 할텐데, 전남 최대의 도시 그리고 세계 최대의 골프단지를 계획하면서도 이를 생략하는 것은 사업의 근본적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 셋째, 초대형 골프단지와 대규모 해양레저타운 등 건설은 그 지역 일대 환경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현재 이 사업 지구 주변에 있는 영암호와 금호호의 호소 수질은 3-4급수의 최악의 수질 상태를 보이고 있다. 개발로 인해 엄청난 산림이 훼손될 것이고 50만 도시와 초대형 골프장에서 엄청난 오폐수가 발생할 것이다. 넷째, J-project의 핵심적 내용인 920만평 골프장을 비롯하여 다른 시군에서도 약 40여개(18홀 회원제 이상) 골프장 건설계획 중인데 도일한 시기에 이렇게 많은 골프장을 유치하는 것이 현실성이 있느냐는 문제도 지적할 수 있다. 세계최대 J-project 내 골프단지는 가히 골프천국이다(전북도의 경우도 새만금 간척지 일대에 800만평의 540홀 규모의 골프장 등 초대형 관광사업계획을 구상 중에 있어서 중복 개발의 우려도 있다). 다섯째, 50만명 관광레저 신도시를 지탱할 수 있는 생활용수나 레저용수의 확보문제도 난망한 일이다. 50만도시 규모는 전남도의 25% 규모이고 광주의 35% 이상의 인구인데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용수를 공급할 것인가. 신규 댐을 건설한다는 말인가. 4-5급수 영산강물을 이용할 것인가. 다섯째, 300억불의 초대형 외자유치(아마 국내최대 규모로 추정)가 이뤄진다 할 경우(가능할지 의문이지만) 외자유치 기업에는 특별법에 따라 그들의 이윤추구를 위한 특별한 지위가 부여될 것인데 이점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유치가 원활하게 이뤄져 시설이 들어설 경우 초대형 카지노와 호텔 그리고 골프장 등을 통해 외국의 기업은 이윤을 국외로 빼내가게 될 것이 뻔하다.
이처럼 지역민들에게 장밋빛 청사진으로 제시된 전남도의 해양레저타운은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큰 판 한번 벌리겠다는 참여정부나 전남도가 밀어붙이기 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아마도 큰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전남도의 J-project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우리나라에 대표적인 지속불가능한 환경파괴적 개발사업이 될 것임을 밝히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는 언필칭 참여 민주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전남도의 J-project사업은 예외이다. 전남도는 개발독재시대처럼 개발계획의 입안과정에서 추진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 사업에 관한 한 전남도민과 국민들은 참여 민주시민이 아니고 객체이고 대상에 불과하다.
전남도는 J-project와 같은 관광레저 산업을 굴뚝 없는 무공해 산업이라 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업은 굴뚝이 수십 개 있는 산업보다 훨씬 환경파괴적 내용을 담고 있다. 전남도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다도해 리아스식해안의 독특한 생태계와 경관, 세계 4대 갯벌 습지, 국공립공원, 그리고 남도만이 가지고있는 풍부한 문화유산은 그 자체가 훌륭한 관광 자원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연자원과 문화유산을 접목하여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관광 정책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거대한 도박장 시설이나 초대형 골프단지 등은 아무리 생각해도 전남도의 자연과 문화적 특성에 조화되지 않는다.
전남도는 이 사업을 더 이상 일방적으로 진행시키지 말고 재검토해야 한다. 밀실 작업이 계속되면 향후 부작용과 갈등 등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전남도는 지금부터라도 자료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련 전문가, 민간단체, 지역 경제계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도 열고 공청회도 개최해야 한다. 구멍가게를 개업하더라도 주인은 밤 세워 타당성이 있는지, 이웃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돈을 벌 수 있을 것인지 등을 사전에 조사한다. 그런데 전남도의 미래를 바꾸겠다는 거대한 사업을 밀실에서 진행시켜서야 되겠는가. 공론화의 과정을 거치고 제기된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될 것이다.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관광개발 계획이 되도록 대안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 5·18기념재단 '주먹밥' 6호 기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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