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낙평 공동의장 외부칼럼]우리가 원하는 광주의 미래

관리자
발행일 2014-10-22 조회수 113


<이 글은 '빛고을 광주' 시보 2014년 9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광주의 미래





임 낙 평(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당연히 지속가능한 도시(Sustainable City)다. 지속불가능한 도시로 가서는 안 된다. 이것은 모든 인류가 합의한 거대한 약속이다. 지난 2012년 유엔은 브라질 리우의 ‘지속가능발전회의(UNCSD, 일명 리우+20회의라고도 함)’에서 53쪽 분량의 ‘우리기 원하는 미래’라는 문서가 채택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 논쟁을 거쳐 완성된 문서이다. 이 문서는 한 마디로 우리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의 미래로 가자는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광주도 그 길로 가야한다.




지속가능한 도시는 일방적인 성장과 개발을 일삼아왔던 과거를 탈피하고, 사람과 자연과 개발이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그간 우리 도시는 환경생태계 파괴, 에너지와 자원의 남용, 고탄소 배출과 기후위기 조장, 시민들의 건강위협, 사회적 양극화 등을 조장하며 성장해왔다. 지난 1990년 광주시의 자동차는 불과 약 8만대, 그러나 현재 57만대를 넘어섰다. 자동차, 특히 승용차가 도시를 점거했고, 그들이 도시의 주인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쉴 새 없이 탄소와 유해 가스를 내뿜고, 녹지며 공간을 독차지 하고 있다. 이렇게 자동차가 중심인 도시는 환경 파괴적이고 지속불가능한 도시의 대표적인 상이다.




오늘 광주는 지속불가능한 요소가 더 많다. 에너지와 자원, 공원녹지와 토지 이용, 하천과 물, 생물 종 다양성 보존, 기후변화 대응, 앞서 소개한 도시 교통과 이동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말할 수 있다. 광주는 화석에너지 의존형 도시이다. 전력이나 자동차 연료, 냉난방 등 도시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는 따져보면 석탄 석유 등 화석에너지이다. 신재생에너지는 겨우 1-2%로 미미하다. 1인당 조성된 도시공원의 면적은 우리나라 대도시 중 가장 낮다. 도시를 흐르는 주요 하천들은 광주천 본류를 제외하곤 개발시대 복개되어 없어져 버렸다. 벌 나비나 제비 같은 우리들의 친구들도 못살겠다면 도시를 떠났다. 세계 많은 도시들이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후위기 대응도 아직 미진하다. 자전거도 마음대로 탈 수 없는 도시가 우리의 도시이다. 광주나 여러 도시들이 ‘자연과 사람, 발전’의 조화를 말하고 있으나 아직 그것은 슬로건에 불과하다.




우리가 원하는 지속가능한 미래 광주는 변화를 수반해야 하고 개혁되고 혁신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도시의 패턴이 그대로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도시, 값싸고 편리한 대중교통 즉, 시내버스 그리고 도시철도가 도시교통의 중심으로 자리하여야 한다. 친환경 저탄소 도시교통이 도시교통의 미래여야 한다. 화석에너지 의존형 도시에서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도시, 태양의 도시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탄소의 배출을 줄려갈 수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광주의 가장 핵심적인 시책이 혁신적인 기후 에너지 정책이어야 한다. 도시의 허파인 도시공원, 녹지도 집 부근 10분 거리 내에 있어야 한다. 도시에서도 벌 나비 제비를 불러올 수 있도록 생태공간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삶의 질이 앞서는 도시가 지속가능한 도시이다.




2010년부터 유럽연합(EU)이 매년 선정하는 ‘유럽녹색수도(European Green Capital City)’는 지속가능도시의 전형이다. EU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확산하자는 취지에서 녹색수도를 선정하고 상을 수여하고 있다. 2010년 최초로 선정된 녹색수도 인구 90만의 스톡홀름(Stockholm), 2011년 170만 인구의 대도시 함부르크(Hamburg), 최근 선정된 2015년 녹색수도 42만 인구의 브리스톨(Bristol) 등은 광주 나아가 한국의 도시들의 배우고 따라가야 할 도시들이다. 이들 도시들은 지난 10년여 동안 지속가능한 도시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고, 향후 20-30년 동안 추진할 도시의 야심찬 정책을 마련해 가지고 있다. 이들 도시들의 기후 에너지 교통 정책 등은 중장기 분명한 목표가 있고, 이를 이행하는 수단들이 마련되어 있다. 가장 핵심적인 기후위기 대응정책으로 이들 도시들은 2020년 30-40% 탄소를 감축하고, 2050년 80-90% 감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들 도시들은 녹색도시이자 삶의 질이 우수하며, 경제적, 문화적으로 앞선 도시들이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 광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지속가능 발전’을 광주에서 구현해야 한다. 지속가능 도시는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 시 행정이 중심에 서서 지속가능한 광주로의 변화와 개혁과 혁신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펼쳐야 가능하다. 유럽의 녹색수도처럼, 우리도 실현가능하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야심찬 지속가능 광주의 중장기 목표와 수단을 담은 구상을 가져야 한다. 변화와 혁신은 다소의 고통을 수반할 수도 있다. 주체는 시민들이고 광주공동체이다. 2030, 2050년 이곳의 미래 세대들로부터 우수한 점수를 받는 그런 도시가 바로 ‘지속가능한 광주’이다.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