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낙평 공동의장 외부칼럼]자전거의 귀환-자전거 출·퇴근하는 L원장님

관리자
발행일 2013-08-14 조회수 99



이 글은 2013년 8월 9일 광주매일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


자전거의 귀환 - 자전거 출·퇴근하는 L원장님





 


광주에서 10㎞ 넘는 거리를 매일 자출(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하남에서 병원을 경영하고 있는 L원장님이다. 그는 며칠 전 16일째 자출하면서 그의 페이스북에 ‘자출 16, 건강 환경 경제 근면 여유, 이 모두를 누리는 행복이 자전거에서 비롯된다면 우리는 자전거 출퇴근을 미룰 핑계를 찾을 수 없다’라고 썼다.





이 염천에 에어컨 승용차를 이용하면 불과 20분 남짓의 거리를 그는 매일 40-50분 페달을 밟고 있다. 그러면서 그의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짧은 자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자전거도 엄연한 교통수단이다. 지난 70-80년대 자전거는 도시의 훌륭한 교통수단이었고, 도시 어디서나 쉽게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그러나 자가용 승용차가 보편화되면서 자전거가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





지난 90년대 중반, ‘자전거진흥법’이 제정돼 정책이 추진됐으나 성과가 미미하다. 지금 광주 같은 도시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 자체가 일종의 모험이다.





일반 시민들도 ‘자전거 이용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자전거도로와 주차 등 자전거인프라가 빈약하다. 상대적으로 자동차를 위해서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자해 왔으나 자전거 통행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어느 사이 승용차 중심의 교통체제, 도시체계가 돼버렸다. 따라서 승용차라는 쇳덩이가 도시의 각종 환경문제를 야기하며 주인행세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자출이 활성화된 도시는 환경생태도시, 저탄소의 도시, 인간적인 도시이다. 덴마크의 코페하겐은 36% 주민들이 자출을 하고 있고, 2015년 50%로 확대할 정책이 진행 중이다.





자전거의 천국이라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7.5㎞이내에서 일을 위해 55% 주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22만 명이 사는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400㎞이상 보유하고, 자전거 대중교통 도보의 이동비율이 70%를 차지한다.





유럽연합이 2010년부터 선정하고 있는 ‘유럽녹색수도(European Green Capital City)’, 스웨덴 스톡홀름, 독일 함부르크, 스페인 빅토리아·가우테이즈, 프랑스 낭트 등의 도시들은 자전거를 중심으로 대중교통이 활성화된 도시들이다.





최근 49개국 500개 도시에서 ‘자전거 공유프로그램(Bike Sharing Program)’을 운영하고 있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누구나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면 자전거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도시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제도이다. 700만 인구의 중국의 항저우에서는 7만대 ‘공용자전거’가 버스나 지하철 역 부근 등에 배치돼 있다.





미국이나 프랑스 중국 등 주요 도시에서 이 정책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자전거가 활성화된 도시들, 특히 유럽의 도시들은 자전거 진흥정책과 투자가 병행돼 왔다. 그래서 자전거가 귀환하고 있는 것이다.





자출하는 L원장님이 느꼈듯이 자전거는 일인 교통수단이면서도 교통체증완화, 대기질 개선, 건강향상, 탄소배출제로, 값싼 교통, 도시공간점유 양호, 자원효율성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지금 대부분 도시에서 자전거 교통분담율이 낮고, 광주의 경우 불과 1-2% 정도로 미미하다. 이런 상황은 반전돼야 한다.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도시가 돼야 한다. 자전거와 녹색교통 활성화 없이 저탄소 녹색환경도시는 공염불이다. 지금이라도 자전거 정책을 수립하고 자전거 교통에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L원장님처럼 ‘자출에서 느끼는 행복한 시민들’이 많아져야 한다. 자전거의 귀환은 저탄
소 녹색의 건강한 도시의 상징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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