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물한방울흙한줌 답사는 <마을문화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연중 답사를 기획하고, 그 첫 번째로 세시풍속의 보고인 <정월대보름 마을답사>를 준비했습니다. 마을문화의 상징이자 전통 세시풍속이 역동적으로 꿈틀대는 정월대보름을 찾아 담양 대덕면의 운산마을로 떠납니다.

어린시절 보름달 아래서 밤늦도록 쥐불놀이 깡통을 돌리고, 찰밥을 얻으러 다니던 기억들이 생생합니다.

본래 농경문화 중심이던 우리민족의 생활풍습에서 정월대보름은 세시풍속이 가장 풍성한 날로 꼽힙니다. 가정에서 먹는 오곡밥과 찰밥 그리고 부럼, 더위팔기에서부터 마을공동체의 당산제와 줄다리기, 달집태우기 등등. 아이들 놀이에서 어른들의 놀이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문화가 난장을 이루던 마을문화의 상징이었습니다. 이날 우리 조상들은 한마음으로 자연에 감사하고 순응하는 뜻으로 당산제를 올리고 한 해의 풍요와 평안을 기원했습니다. 더불어 마을 공동의 일을 논하는 자치회의(?)를 열었습니다.

자연과 조화롭게 공존하며 아름다운 문화를 일구어낸 농경문화의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이 있다면, 우리 시대의 새로운 정월대보름은 무엇일런지 돌아보게 됩니다.

경제위기와 민생 파탄의 그늘이 정초부터 세계 도처에 드리워져 있습니다. 대보름의 충만한 기운을 받아 액운을 떨쳐내고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위로와 격려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