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낙평 공동의장 외부칼럼]우리에게 물이 생명처럼 소중한 존재라면

관리자
발행일 2014-10-17 조회수 119


<이 글 지난 9월 '광주환경공단' 뉴스레터에 게제되었습니다>                  







우리에게 물이 생명처럼 소중한 존재라면








임 낙 평(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며칠 비가 내렸다. 하늘이 준 강우는 지구촌 수자원의 원천이다. 강우는 대지를 적시고, 강물로 흐르고 지하수를 채워준다. 지구촌 물 환경이 자연과 인간의 생존을 뒷받침 한다. 사람은 물로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고, 필요한 만큼의 물을 공급받지 않으면 생존의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물은 생명이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물 부족국가’라는 말도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물이 부족하고, 생명처럼 소중한 만큼 그에 따른 행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을까.





수돗물을 식수로 그냥 마시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끓이거나 정수기의 도움 없이 말이다. 아마도 드물 것이다. ‘왜 수돗물을 마시지 않느냐’고 물으면, ‘어떻게 그냥 마시 수 있느냐’는 답이 쉽게 나온다. 그냥 마실 수 없다는 생각이 콘크리트처럼 굳어져 있다. 수돗물을 관장하는 정부나 자치단체 관련부서에서 ‘수질이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안심하고 드시라’는 홍보 서비스를 해도 소용없다. 그들은 수돗물이 오염되었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식수를 생수, 법률적으로 '먹는 샘물'을 구입해 먹거나 정수기를 설치해 먹고 있다. 변두리 조그만 슈퍼에도 생수를 팔고 있고, 시내 큰 백화점에서 외국산 비싼 생수로 잘 팔려나가고 있다. 생수나 정수기 물은 무조건 안심하고, 수돗물은 불신하는 것이 지금의 풍조이다.





수돗물이 마실 수 없다면, 마시고 탈이 낫다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싸워야 한다. 오염되고 문제가 있다면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기 때문에 이를 교정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싸움이나 분쟁이 별로 없다. 바로 주변에 생수나 정수기가 있기 때문 일거다. 따라서 막대한 혈세가 투자되어 공급된 수돗물이 생수나 정수기에 KO패당하고 있다. 관련 당국에서는 열중쉬어 하고 있다. 그 사이 생수, 정수기 시장은 켜져 가고, 소비자인 국민들은 물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라고 한다. 물을 관장하는 정부기관 등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다. ‘물 부족’이 진짜 그런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런다 치고 물 부족에 정부나 자치단체의 정책이나 제도가 완비되고 적절히 대응하는 지, 소비자인 국민들이 그것을 공감하고 행동하고 있는지 보자. 생산과 소비구조를 보면 우리는 물이 부족하지 않다. 물 사용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지역이 있는가. 정부에서는 댐 추가건설 논리를 펴면서 물 부족을 유난히 강조했었다. 물이 부족한 만큼 물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쓰는 체제를 구축하지 않고, 국민들의 1인당 물 소비양도 독일이나 서구 사람들 보다 50% 이상을 더 쓰고 있다. 모순된 구조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3년째 극심한 가뭄에 물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주민의 반 이상이 물 고통을 겪고 있다. 주요 강물과 저수지, 지하수를 비롯해 상수원의 물이 줄어들면서 주민들의 물 고통이 계속되자 주정부는 물 때문에 금년 초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요지는 우선 고강도의 절수 대책이다. 사설 수영장에 물을 대거나, 정원 잔디에 물을 뿌리는 것이 금지 되는 등 물 절약이 강조되고 있고, 물의 재활용 재이용이 강조되고 있다. 이 지역이 미국 최대의 농업지대인 만큼, 물 부족으로 인한 흉작과 농산물의 가격 파동도 예산되고 있다. 환경단체나 전문가 등은 극심한 가뭄은 기후변화 탓이라면 정부에 기후위기에 적극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물 분쟁지역인 중동의 사정은 험악하다. 이곳에서는 물이 부족하기에 '물이 석유보다 귀중한 존재'이다. 얼마 전, 사담 후세인 시절에 건설 되었던 이라크 북부의 티그리스 강 상류의 이라크 최대의 모슬 댐이 수니파 반군 '이슬람 국가(IS)'의 수중에서 이라크 정부 관리로 다시 회복되었다. 미군의 공군기들이 수니파 반군의 주요 요새를 폭격한 이후 치열한 전투 끝에 되찾은 것이다. 모슬 댐은 수도 바그다드와 이라크 주요도시의 식수원, 관개용수를 공급하면서 또한 발전을 하고 있다. 댐의 관리권을 획득하는 것이 유역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다. 세계적인 건조지대인 중동의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요르단 강 등의 물줄기와 댐과 수로는 터키 레바논 시리아 이스라엘 이라크 등의 국민들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상 하류 국가들 사이에 평화 시에도 사소한 분쟁이 존재해 왔다. 분쟁, 전쟁 중에는 '물을 통제권'이 중요한다. 이곳은 역사이래로 사람들이 강과 물줄기 주변에서 삶을 영위해왔고 문명을 이어왔다. 지금도 이 지역의 평화는 곧 수자원의 균형적인 공유와 평화적이 이용에 대한 유역 국가들의 공감대가 기본이다.





우리의 물 사정은 세계 각처에 물 고통을 안고 있는 곳에 비하면 행복하다. 지난 10-20년 동안 물 부족으로 고통이나 식수공급 차질, 물이 없어서 농사를 망친 경험도 없다. 있었다면 물과 하천의 개발을 두고 있었던 갈등과 대립이었다. 과도한 대형 댐 건설, MB 4대강 사업과 같은 초대형 하천 개발사업 등을 두고 우리 사회는 홍역을 치렀다. 정부는 합리적 의견수렴 없이 사업을 강행하기도 했다. 그런 물 개발, 이른 바 대형 댐 건설 여부의 갈등은 아직도 잠복되어 있다. 아무튼 현재의 안전적 식수나 농업용수 등의 여건을 보면 우리의 물 사정은 세계 각처의 물 고통지역과 비교해 보면 우리는 다행이다.





언제까지 다행일 수는 없다. 최근 기후변화, 기상이변에 따른 영향에서 해방된 지역은 지구상에 없다. '물은 무한정 쓰는 자연의 선물'이 아니다. 이에 대응해야 한다. 수돗물을 바로 식수로 마실 수 있어야 한다. 수돗물은 무조건 불신하고 생수와 정수기만 신뢰하는 풍조로는 안 된다. 우리도 '물을 석유처럼' 인식하여 물을 절약하고, 재활용 재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천과 물줄기가 만성적인 녹조현상과 같은 수질오염에서 해방되도록 해야 한다. 식수 댐을 비롯한 각종 댐도 물 위기시대라 간주하고 물 관리를 해야 한다. '물이 생명이다'라 한다면 우리의 물 인식과 실천의 새로운 전환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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