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스님 49재 추모행사, 문빈정사에서 열려...

관리자
발행일 2010-07-21 조회수 241








지난 5월 31일 경북 군위에서 "4대강사업 즉각 중지" 유서를 남기고 소신공양하신 문수스님의 추모행사가 7월 17일, 문빈정사에서 열렸다.





강에게 길을 묻다



                                                       민 점 기                                               



 



강아, 천 만 년 자자손손 흘러 흘러온 한강 금강 낙동강아



백제 고려 조선의 하늘을 담고 남도의 인정을품어



오 백리 황금 들판을 휘감아 흘러온 영산강아



묻노니, 지나온 날들이 지루하더냐?  멈추고 싶더냐?



아름다운 산과 들 넘치는 인정의 사람들이 부끄럽더냐?



 



고개를 설레설레 가로저으며 강들이 말한다



처음 그대로 흐르고 싶어요!



철 따라 풍경을 담고 정든 이들과 어깨부비며



태고의 모습 그대로 흐르고 싶어요!



그래 흘러 흘러라 4대 강, 태고의 모습 그대로



 



강아, 소스라쳐 놀래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아



독극물 주사질에 신경이 오그라들고 철근 시멘트에 짓눌려 신음하는 강아



사지가 꽁꽁 묶인 채 칠성판에 눕혀져 생체실험에 해부 당하고 있는 강아



묻노니, 스스로 병이 깊어 수술을 요청하였더냐?



핏줄이 잘리고 뼈가 토막나는 칼질을 온 몸이 갈기갈기 찢발겨지는 삽질을



정녕 네 스스로 원하였더냐?



 



울며불며 통곡하며 강들이 말한다



무지막지한 삽질로 몸과 영혼이 송두리째 짓밣히고 있어요!



우린 강도 강간 당하고 테러 당하고 있어요!



제발 가로막힌 혈맥을 뚫어주세요! 짓눌린 숨통을 터 주세요!



공포의 칠성판 매질과 생체해부 잔인한 칼질을 멈추게 해 주세요!



오! 피범벅 눈물의 4대 강, 흘러 흘러라 통곡의 강으로



 



강아, 꺽지 참게 은어 누치 잉어와 가물치를 키우고



넉넉한 들판  싱싱한 풀과 나무를 보듬어 온 생명의 강아



사람과 사람 물건과 물건을 실어 나르다 정들어 버린



다정하고도 인정스러운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아



묻노니, 물길을 만난 뭇 생명들의 환호와 노래소리가  지겹더냐?



모래톱의 소곤거림과 자갈밭의 도란거림 이야기들이



너럭바위 폭포수의 우렁찬 노래소리가 귀찮고 질리더냐?



 



손사래치며 펄쩍 뛰며 강들이 말한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뭇 생명들과 함께한 날들은 기쁨이어요! 영광이어요!



사계절 하늘을 담아내고 들판을 휘감아 돌며



예전처럼 몸 맵시를 마음껏 뽐내고 싶어요!



그래 그래 흘러 흘러라 4대 강, 생명의 강으로



 



강아, 마지막으로 묻노니



아홉 토막 열 토막으로 토막삽질 당하는 낙동강아



묻노니, 문수스님을 보았더냐?



스러지는 뭇 생명들이 아파서 몸부림치는 강들이 아파서



스스로를 태워 등신불이 되신 문수스님 이야기를 들었더냐?



 



두 주먹 불끈쥐고 팔뚝 높이 치켜올리며 강들이 말한다



보았어요! 들었어요! 문수스님 소신공양 이야기를!



우릴 살리려 생명의 불길이 되어주신 생명 평화의 들불이 되어주신



문수스님 사랑해요! 사모해요! 가슴 아파요!



우리도 스님 처럼 생명살림 불꽃  물길이 되고파요!



들불처럼 일어서고 폭포수로 내달리는 강물이 되고파요!



 



그래 그래 흘러 흘러라 4대 강, 삽질중단 투쟁의 강으로



생명평화 민주인권 자주통일의 사람사는 세상을 향하여



 



***문수스님 49재 광주 문빈정사 추모제에서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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