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낙평 공동의장 외부칼럼] - 후쿠시마 참사의 교훈(3)

관리자
발행일 2011-06-01 조회수 80

이 원고는 2011년 4월 22일 <전남일보>에 기재된 임낙평 공동의장의 외부 칼럼입니다.



               후쿠시마 참사의 교훈 (3) - 대안은 있다


지금도 계속되는 후쿠시마 사고로 사람들은 핵에너지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듯하다. 현재 21기를 운영하고 7기가 건설 중이며 6기의 플러스알파가 계획 중인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후쿠시마 사고에도 기존의 정부계획대로 핵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가게 할 것이지, 아니면 핵의존을 줄려가면서 궁극적으로 '탈핵'으로 갈 것이지 기로에 서 있다.

후쿠시마이후 불안과 위험을 느끼지만 '대안이 있느냐' 혹은 '한국의 현실에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있을 것이다. 에너지원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경제성장을 계속하려면 원전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현 정부의 입장이다. 지금도 정부와 집권여당은 안전성을 강화해 계속 기존의 정책을 가져갈 태세이다.

그러나 핵에너지의 대안이 분명히 존재한다. 사실 후쿠시마 참사가 없었더라도 세계적인 추세는 정부가 말하는 '원자력 르네상스'가 아니고 '탈핵'이자 '대안에너지'시대이다. 태양 바람 해양 바이오 등 재생가능에너지(이하 재생에너지)의 개발과 도입으로써 핵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원전 추가건설을 동결하고 수명 다한 원전을 폐쇄시켜가야 한다. 문제는 정부가 그런 대안정책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

오는 25일 체르노빌 참사 25주년 기해 간행될 예정으로 미리 공개된 미국 월드워치연구소의 '세계핵산업 현황보고 2010-2011 - 후쿠시마이후 핵 발전'이란 자료에 의하면 '80년대 이후 원전은 꾸준히 감소'했고, 후쿠시마 이후 '세계 핵 산업의 미래는 어둡고 핵 르네상스는 없다'고 원전을 사양산업으로 진단했다. 2010년, 전 세계가 원전에서 얻는 전력이 375Gw(1Gw=1000Mw=1000000Kw, 보통 원전 1기 전력량임)인데, 풍력이나 태양 등으로부터 얻는 전력이 381Gw로 원전을 추월했다. 지난 2000년 이후 매년 원전은 거의 제자리 걸음 하는 사이 재생에너지는 급신장(skyrocketing)했다. 지난 10년 사이 태양광에너지는 40배, 풍력은 약 30배 신장했다. 중국의 경우, 현재 가동 중인 원전 발전용량보다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4.5배나 높다. 또한 현재 세계 10대 풍력과 태양광 업체 중 중국 업체가 각각 3개 4개 업체가 랭크되어 있을 만큼 재생에너지 주도 국가로 성장했다.

후쿠시마이후 독일은 '탈핵 그리고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앞당길 것이 분명하다. 후쿠시마 사고 직후 7기의 노후한 원전의 가동을 중단시켰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며칠 전 주정부 수장들과의 정책회의 이후, '현재의 재생에너지 보급률 17%를 획기적으로 상향시키고, 소비절약과 건물의 난방효율성을 10년 내에 20% 향상시키며, 송배전망의 획기적 개선에 투자할 것'등을 담은 6가지 구상을 발표하고 6월까지 세부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독일이 원전을 보유한 국가 중 가장 빨리, 2020년대 초가 되면 원전을 포기한 국가가 될 것이다.

세계는 지금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혁명(Energy Revolution) 혹은 에너지전환이 진행 중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미 부통령을 역임한 엘 고어(Al Gore)는 몇 년 전 '10년 내에 재생에너지로 미국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며, 그것을 통해 '힘 있는 미국(Repower America)'을 만들어 갈 것을 주창했다. 유럽연합(EU)에서 간행된 보고서나 유럽재생에너지협회 등에서도 '2050년 100% 재생에너지 시대가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 핵에너지와 화석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탈피하자는 것이 이렇듯 세계적 담론이기도 한다.

현재 재생에너지 보급이 2%도 되지 않고, 핵 중심의 전력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온 우리의 현실에서 보면 너무 먼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 세계적 추세에 따라 정책을 전환하면 얼마든 가능하고, 우리의 훌륭한 과학기술 역량과 경제와 산업 여건을 감안하면 충분하다. 후쿠시마 이후 각국이 그렇듯 우리도 재생에너지로는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경제적으로 신성장 동력과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며 이것이 실질적인 '녹색성장'이다. 대안은 녹색성장이자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성이며, 후쿠시마는 우리가 그리 가도록 요구하고 있다.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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