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광주21협의회 회보에 게재된 글입니다.

관리자
발행일 2013-06-06 조회수 98




‘침묵의 봄’을 깬 ‘지구의 날’






임 낙 평(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1970년, 지금으로부터 40+3년 전 4월 22일, 미국에서 놀라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수요일임에도 불구하고 2천 만 명의 미국인들이 뉴욕 비롯해 주요도시의 거리와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이날을 '지구의 날(Earth Day)'로 명명하며 환경과 생태계의 보전을 주장했다.






수천 개 고교생, 대학생들이 수업을 작파하고 그리고 지역사회 단체들이 시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와 환경과 생태계 이슈의 해결을 촉구했다. 당시 대학사회는 히피문화와 베트남 전쟁 반대 흐름이 있었고, 비틀스나 사이몬과 카펑클의 노래가 유행하던 시점이었다. 아직 환경생태 문제가 지금처럼 보편화된 시점은 아니었다. 60년대 중반 이후 잦은 환경피해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환경생태계 파괴'와 이것이 전 세계적 현상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사회적 흐름 속에 지구의 날을 조직한 이들은 반전과 같은 역동적 흐름을 환경생태계의 이슈와 연결할 필요를 느꼈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우주에서 보내온 '푸른 행성'의 사진을 연상하며 이날을 '지구의 날'로 정했던 것이다. 청소년 대학사회의 폭발적 관심과 참여가 이어졌고 역사적 사건이 연출된 것이다. 오늘처럼 정보 통신,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날 이벤트가 미국 전역에서 조직되었다.






첫 번째 지구의 날의 깜짝 놀랄 일대 사건이었다. 이날을 조직하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2천 만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자발성으로 모였고, 환경 생태적의 소중함과 이에 대한 대응책을 주장했다. 이 엄청난 피플 파워(People Power)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구의 날을 계기로 곧바로 미국에서는 환경부(EPA)가 탄생하고 청정대기법 청정수질법 등 다양한 환경 법률이 제정되기 시작했다. 유엔은 199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인간환경회의'을 개최하고 역사적인 '인간환경선언(일명 스톡홀름선언)'을 채택했다. 이 선언에서 인간의 기본권으로서 '환경권의 보장'을 모든 국가가 지켜나가도록 했고, 선언이 채택된 날을 기념해 매년 6월 5일은 '세계환경의 날'로 지정했다. 이 선언을 계기로 유엔은 '유엔환경계획(UNEP)을 창설했다. 이후 다양한 국가들에서 국가 환경기구와 법률이 제정되기 시작했다. 국제적으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그린피스(Greenpeace)도 이 무렵 창설되었고, 다양한 형태의 본격적인 환경생태NGO 활동이 이어졌다.






지구의 날 제정에 가장 많은 영감을 준 사건은 '침묵의 봄(Silent Spring)'의 출간이었다. 1962년, 여성 해양 생물학자이자 저술가인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의 저술, '침묵의 봄'은 출판과 함께 미국사회를 흔들었다. 출간 이후 이 책은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1960년대 내내 미국사회는 요동쳤고, 격렬한 논쟁과 토론이 계속되었다. 이 책은 DDT 고독성 살충제와 농약의 남용으로 말미암아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가 깨지고 생명력을 잃어가면서 봄이 왔건만 봄의 소리, 새들의 울음소리마저 사라져가는 당시의 자연생태계를 묘사했다. 그래서 그녀는 책의 이름을 '침묵의 봄'이라고 했다.






거대 다국적 농약회사, 농업관료 그리고 그들은 옹호하는 학자들은 그녀의 저술을 과소평가했고, 그녀를 심지어 '신경과민한 여성(Hysterical Woman)'으로 그녀를 비하했다. 그럴수록 그녀의 저술은 더 팔렸고 그녀에 대한 지원 지지는 상승했다. 당시 백악관은 그녀의 의지를 수용해 정부의 법적 정책적 대응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저술이후, 주요대학에서 생태학 관련 강좌나 연구가 신설되거나 강화되기 시작했고, 일반국민들의 환경 생태적 각성이 시작되었다. 그녀의 저술의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지금까지도 '침묵의 봄'은 20세기를 변화시킨 유명한 저술로 평가받고 있다.






1970년 지구의 날은 '침묵의 봄'으로부터의 영감에 받아 창설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침묵의 봄을 깨기 위해 놀랄만한 People Power를 형성해 세상을 향해 환경생태계의 소중함을 역설했다. 이전에 없었던 역사적 사건이었다. 지구의 날은 당시 광범위한 고독성 농약사용, 베트남 전쟁, 핵무기 확산, 산성비 대기오염의 폐해, 기름누출사고와 해양오염, 토양과 수질오염 사건 등 당시의 빈번한 환경생태계 이슈가 발생한 것에 대한 경고이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환경운동의 출발이었다.






오는 4월 22일, 2013 지구의 날을 맞아, 지금 우리의 삶터인 이곳과 지구를 상황을 둘러보자. 1970지구의 날에 비해 하늘과 땅 사이만큼 열악해졌다. 각종 자원과 화석에너지 핵에너지의 남용이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고, 검증되지 않는 각종 화학물질이 사용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각종 개발 사업으로 토지가 너무 쉽게 형질변경 되고 있다. 국내적으로 수질과 대기, 토양오염, 폐기물 오염, 산업공해와 핵 공포와 각종 환경생태계 파괴 속에 살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기후 환경 생물종다양성의 위기, 즉 총체적 지구 생존위기라고 규정할 만큼 위기적 국면에서 70억 인구가 살고 있다. 이런 위기 때문에 수억, 수십 억 인구가 극심한 빈곤과 기아, 질병에 고통 받고 있다. 70억 인구가 사는 지구촌의 해결해야할 가장 중대한 과제가 기후위기 극복 등 지구적 환경문제라고 하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오늘의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은 근본적으로 사람의 탐욕이다. 사람들과 기업, 그리고 국가가 편리와 이기 그리고 극대 이윤의 추구, 국부의 축적을 위해 자연자원을 남용하고 자연생태계와 기후의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






50년 전 레이첼 카슨 여사의 침묵의 봄은 지금도 유효하고, 침묵의 봄을 깨기 위한 새로운 역동적인 2013 지구의 날 People Power가 필요하다. 첫 지구의 날로부터 현재까지 각국 정부나 국제기구는 환경 생태계 기후위기를 이겨내지 위한 끊임없는 노력, 즉 다양한 제도와 법률, 조약이 만들어졌고 집행되어왔다. 국내, 국제적으로 다양한 환경NGO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있어왔다. 20여 년 전 국제사회는 경제와 사회 그리고 환경생태계의 통합과 균형을 유지하는 새로운 발전의 패러다임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합의했고, 이를 이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무분별한 개발과 파괴의 힘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봄이 되었으니 벌 나비 제비를 만나야 한다. 개구리 종달새의 울름소리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아름다운 ‘푸른 별’ 지구, 지구에서 살아가는 뭇 생명이 공존 공영하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오는 4월 22일, 2013 지구의 날을 기해 모든 이들이 지구의 생명과 평화의 미래를 위해 행동하는 양심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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