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낙평 공동의장 외부칼럼] 봄 같지 않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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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04-25 조회수 96




이 글은 2013년 4월 11일 <광주사랑방신문>에 게재된 임낙평 공동의장의 외부칼럼입니다.




봄 같지 않은 봄






사랑방신문|기사게재일2013.04.11


임낙평 사랑방칼럼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날씨가 종잡을 수 없다. 하루에 섭씨 10도 이상의 차이를 넘어 무려 20도까지 오르내리는 날이 부지기수다. 4월인데도 무등산을 비롯해 중부 이북 지방에 때 아닌 눈이 내리기도 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과 북미 등 세계 각지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유는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때문이다.






만물이 약동하는 봄, 날씨가 풀리면서 나무에 새순이 나오고 수많은 꽃이 피고 어디에서 겨울을 보냈는지 모를 벌과 나비들이 춤추는 그런 봄이건만 ‘봄 같지 않은 봄’이 계속되고 있다. 개울가에 개구리들이 산란을 하고, 조금 있으면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지만 그들이 안착할 삶터는 이미 악화일로에 놓여있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사람들도 감기몸살에 시달리는데 자연의 친구들의 삶은 안전할까? 개구리, 벌, 나비, 뻐꾸기, 종달새, 제비의 울음소리를 기대하기엔 무리가 아닐까.






‘벌’과 ‘나비’는 대표적인 봄의 전령사들이다. 그들은 꽃피는 나무들과 식물들 사이에서 자신들의 삶을 유지하며 식물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중매’ 역할을 해왔다. 자연생태계의 오묘한 원리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들의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다. 심지어 양봉을 하는 농가들도 수년째 벌 농사를 실패하고 있고, 올해에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결정적으로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그들이 번식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파괴시킨 것이다. 그들이 먹이 활동을 시작하고 번식할 무렵, 예전과 달리 일교차가 클 경우 건강한 삶을 살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살충제 등 농약의 오남용 또한 그들의 생태환경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조금 있으면 나주의 배 밭을 비롯해 과수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필 것이다. 예전 같으면 벌과 나비들이 암술과 수술을 부지런히 오가면 꽃가루를 나르며 수분을 했다. 그렇게 해서 가을철 탐스런 배를 수확하곤 했다. 그러나 벌과 나비가 없으니 어쩌랴. 과수 농가에서는 벌과 나비를 대신해 사람이 수분활동을 돕고 있다. 이른바 ‘인공수분’이라 하는데 즉 사람이 직접, 혹은 기계를 이용해 수분을 하고 과일을 생산해온 지 오래다. 그렇게 생산된 과일에 생명력이 있을까.






벌과 나비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어야 한다. 개구리, 종달새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하고, 강남의 제비들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인간과 삶터를 공유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사람들 삶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온실가스를 덜 방출하고, 유해 화학물질의 사용을 줄이는 실천만이 그들을 불러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만물이 약동하는 봄이 될 것이고 더불어 쾌적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건강을 추구하듯이, 동식물 친구들의 생사도 함께 걱정할 때 그들은 우리 곁을 다시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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