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9 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멸종위기 호랑이 이야기

관리자
발행일 2023-04-17 조회수 24

 

과연 멸종을 피할 수 있을까? 과거처럼 번성하지는 않더라고 인간과 지구와 함께 운명을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 야생 호랑이 이야기다. 멸종위기를 걱정하는 대표적인 고양이과 동물, 호랑이. 국제자연보존연맹(ICUN)은 지금도 그들을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특별한 관심과 대응책이 없다면 야생에서 사라진다는 뜻이다.
 
최근 ICUN의 자료에 의하며, 현재 지구상에 4,500개체의 야생 호랑이가 살고 있다. 10여 년 전 3.200개체에서 45%가 증가했다. 지난 20세기 초, 100,000개체가 1세기 만에 95% 사라졌다. 그래도 이렇게 증가한 것은 호랑이 서식 국가들과 그들을 보존하기 위해 국제기구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종 보존의 가능성과 잠재력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 2010년, 러시아·중국·인도·말레이시아 등 13개 호랑이 서식 국가들이 축이 되고 자연보존 국제기구와 전문가 등은 참여한 '1차 세계호랑이정상회의'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되었다. 호랑이 멸종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대책과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1차 회의에서는 매년 7월 29일을 '국제 호랑이의 날'로 제정했고, 2022년까지 개체 수를 두 배로 늘릴 것을 결의한 바 있다. 당시의 다짐대로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1,300개체를 늘이는 큰 성과를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호랑이는 주로 아시아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다. 서식 지역에 따라서 뱅골 호랑이(인도 네팔 부탄 등), 인도차이나 호랑이(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수마트라 호랑이(인도네시아), 말레이 호랑이(말레이시아), 그리고 시베리아 호랑이(러시아 중국 북한) 등으로 부른다. 우리나라는 시베리아 호랑이를 백두산 호랑이라고 말하고 있고, 북한의 백두산 일대 몇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랑이 개체 수가 줄고, 멸종위기에까지 내몰리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는 밀렵 때문이다. 무지한 사람들이 사냥총으로 덫으로 마구잡이 사냥했다. 고급 호피나 약제를 얻기 위해서,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그런 짓을 한 것이다. 둘째는 서식지 파괴 때문이다. 지난 1세기 동안, 지금까지도 인간은 산업화 도시화, 또한 광산개발이나 플랜테이션, 벌목 등의 목적으로 자연생태계를 마구 착취, 훼손해 왔다. 호랑이가 살며. 가족을 이루고, 먹이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쪼그라든 것이다. 호랑이의 생태 환경용량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넷째, 지역주민들과 갈등과 충돌도 문제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호랑이가 주민들의 삶의 영역에 침범하여 가축을 살상하게 되면 주민들이 그들은 죽이고 몰아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호랑이와 자연생태계의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했던 과거 우리 인간의 인식 또한 멸종위기의 주된 요인이다.
 
호랑이를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선 앞서 지적한 멸종의 이유를 없애야 한다. 밀렵을 법으로 엄히 다스리고, 관련 제품의 밀거래와 국제적 유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또한 그들의 서식처를 더 이상 파괴하지 말고, 파괴된 서식 환경을 복원해야 한다. 호랑이뿐만 아니라 야생동물도 마찬가지이다. 호랑이 서식 공간과 주민들의 삶터 사이에 충분한 거리를 둘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주민들도 호랑이 보호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자료에 의하면, 네팔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130개체를 355개체로 늘렸다. 13개 호랑이 국가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냈다. 말레이시아는 수상을 위원장으로 '국가 호랑이 보존기구'를 구성 운영 중이며, 150개체의 호랑이 보존하고 증식하고자 밀렵 근절, 보호지역 및 산림면적 확대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오는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호랑이 보유국들과 자연환경관련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제2차 세계호랑이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여기서 지난 10년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10년 동안 대책과 보존 목표를 설정할 것이다. 호랑이 보존은 호랑이뿐만 아니라 야생의 동식물, 자연생태계의 보존이자, 결국 우리 인간에 유용한 맑고 깨끗한 물과 공기, 땅을 지키는 일과 직결된다.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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