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낙평 공동의장 외부칼럼]기후변화와 초강력 태풍 하이얀

관리자
발행일 2013-12-03 조회수 149



이 글은 2013년 11월 22일 <광주매일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






기후변화와 초강력 태풍 하이얀






최근 초강력 태풍 하이얀이 섬나라 필리핀을 강타했다. 태풍 중심부의 최대풍속은 시속 370㎞, 놀라운 속도이고 ‘태풍관측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지역, 타크로반 시를 비롯해 레이테 사마르 세부 등 지역은 초토화가 됐다. 1만2천명이 넘는 사망자와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언론은 피해 지역에 대해 ‘인류의 가장 거대한 비극’, ‘지구의 종말을 보는 듯’, ‘생지옥과 같다’고 연일 전하고 있다.





이 믿을 수 없는 태풍의 위력은 기후변화 때문이다. 필리핀 정부는 확고하게 하이얀이 기후변화 때문이고,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이런 비극은 계속된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북동부 해안을 휩쓸었던 허리케인 샌디(Sandy)도 기후변화가 요인이었다. 그간 수많은 기후과학자들이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강렬한 태풍 등 기상이변이 반복된다고 했었다.





지금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190개국 정부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구의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19)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일 개막해 2주 간 계속될 예정이다. 기후회의 개막부터 필리핀의 태풍 하이얀은 2주 동안 협상의 냉정한 현실의 배경이 되고 있다. 피게레스(Christiana Figueres) 협약 사무총장은 개막연설에서 “우리가 400ppm을 넘어선 대기 중에서 호흡하는 최초의 인간이란 사실을 자각하며, 가장 위력적인 태풍 하이얀의 파괴적인 영향을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필리핀 정부의 앱 사노(Yeb Sano) 대표는 “우리는 지루한 기후협상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즉각 행동하자”며 “우리나라가 경험하고 있는 미친 듯 한 태풍은 극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선진국들의 야심찬 CO2 배출감축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는 헤어날 수 없다”면서 “기후변화를 의심하는 이들은 우리나라를 방문할 것을 과감히 청한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그동안 기후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지역이 필리핀과 같은 태평양 대서양의 섬나라들이라고 했다. 태풍은 열대성 저기압이 만들어 내는데, 지구온난화로 해수표면 온도가 상승하고 해수의 증발이 가속화되면서 위력이 강렬해진다. 여기에 해수면 상승의 겹쳐서 태풍 때마다 해일이 발생해 해안 저지대를 강타해 왔다. 필리핀의 경우, 최고 센 태풍인 하이얀을 포함, 5개의 강한 태풍이 1990년대 이후에 발생했다. 저개발 국가 필리핀은 태풍과 같은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GDP의 2-5%를 써왔다. 필리핀을 포함한 섬나라들에서 빈곤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인간이 만들었다(Man Made)고 했다. 그렇다면 하이얀과 같은 태풍도 인간이 초래한 것이다. 400ppm을 넘어선 대기 중 탄소의 대부분은 한국을 포함 지구상에 잘사는 나라에서 발생했다. 필리핀은 탄소 배출의 책임이 훨씬 덜하다. 책임은 잘 사는 나라에서 져야한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잘 사는 나라들은 책임을 통감하고 필리핀의 재난극복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태풍 하이얀은 인류가 기후행동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이자 경고이다. 사상 최대의 거대한 태풍에 희생된 무고한 생명들에게 조의를 표하며, 집과 물과 식량과 가재도구를 모두 잃어버린 수백만 명의 이재민들이 다시 새로운 삶터를 일구어가기를 희망하다. 더불어 세계 시민들이 기후정의가 구현되는 그날을 위해 함께 행동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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